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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브랜드포럼: 브랜드 심리학
발간일 2008-05-07 첨부파일

브랜드 심리학

 

황부영 대표 (㈜브랜다임)

 

지난 2월 19일(화) 제 37회 브랜드 포럼에서는 ㈜브랜다임의 황부영 대표가 소비자 행동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심리학을 주제로 강연하였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표면적인 이유뿐 아니라 심층적인 이유도 작용합니다. 그 예로 음료 ‘17차’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 조사를 해 본 결과, ‘맛이 고소해서’, ‘물처럼 들고 다니기 편해서’라는 대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케터를 답답하게 만든 다수의 대답이 바로 ‘그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소비자는 ‘좀 있어 보이는 듯한, 들고 다니기에 편리한 음료’이기 때문에 17차를 마신다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즉, 전지현을 내세운 광고가 소비자의 심층적 만족감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감정에 좌우되는 행동 특성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종적으로 제품을 선택한 표면적인 이유와 심층적인 이유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뜻합니다.

 

소비자의 행동 특성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인지적으로 노력을 최소화 하려고 한다. (Minimum Effort Principle)

2. 지불한 가격에 대해 최대 효용을 추구하려 한다. (Utility Maximization)

3. 감정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Moods / Emotion)

4. 지루한 것을 회피하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한다. (Boredom Avoiding & Variety Seeking)

 

1, 2번이 이성이 작용하는 반면, 3, 4번은 감정이 작용하는 영역입니다.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는 위의 특성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행동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심리학의 다섯 가지 원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첫 번째 원칙 – 소비자 관점

마케팅은 ‘고객의 관점으로 나의 사고, 표현, 행동을 바꾸려는 노력’을 전제로 합니다. 이런 전략적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최소한 경쟁자와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 관점입니다. 소비자 관점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는 미국의 10대들을 겨냥한 금연 캠페인을 들 수 있습니다. 1980년대 미국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담배를 피우면 ‘건강’을 잃게 된다는 캠페인을 펼쳤으며, 1990년대에는 담배를 피우면 ‘이성 친구’를 잃게 된다는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결과는 80년대보다 90년대 펼쳤던 캠페인이 더 성공적이었습니다. 90년대 캠페인이 이성에 관심이 많은 10대들의 성향을 잘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적용되는 심리학 이론 중 하나가 ‘손실 혐오의 성향’입니다. 이는 ‘무엇을 행하면, 어떤 이득을 얻게 된다’고 하는 것보다 ‘어떤 손실을 입게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설득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레브론(REVLON)이라는 화장품 회사의 예에서도 소비자 관점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화장품 회사들은 제품의 기능성 혹은 자연 친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레브론(REVLON)은 ‘화장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예뻐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판다’는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모두가 소비자 관점을 간파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원칙 – 관여도 게임

관여도 게임에 있어 소비자는 인지적으로 노력을 최소화하고, 감정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추격자의 입장입니다. 1등 브랜드가 추격자의 입장에서 위험하고 넘어서기 힘든 존재로 다가오는 것은 이미 사람들에게 습관처럼 버릇이 된 브랜드는 더 이상 인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소비자 조사 방법 중 심층 인터뷰에서 나오는 가장 무서운 답이 바로 ‘그냥’ 입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일들에 대해 더 이상 인지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관여도 부분이 작용합니다. 특히, 1등 자리가 무서운 것은 바로 상품 자체에 대한 관여도를 낮춰 놓았다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따라잡기 위해 추격자들은 다양한 브랜드나 마케팅 툴을 이용해서 소비자의 구매습관을 바꾸도록 유혹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 수립 방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원칙 – 가치 제고

가치 제고에 있어 소비자는 제품에 지불한 가격에 대해 최대한의 효용을 얻으려고 하며, 지루한 것을 회피하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합니다. 따라서,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진입 시점을 지난 상품의 경우는 기능적 가치(F&B; Feature & Benefit) 중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품이 소비자에게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가치를 전해주지 못하고 기능적 가치에만 매달릴 경우, 때때로 이런 트렌드 상품은 카테고리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초록 매실의 경우 도입기에는 매실 소재의 화제성으로 미투(Me-too) 제품의 팽창 등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매실이라는 소재의 일시적 유행은 시장 전체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매실음료의 경쟁 업체는 철수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적 가치는 시장 진입기에서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브랜드로 승부를 걸려면, 제품의 기능적 가치에 머무르지 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과 브랜드 에센스(Brand Essence)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야 하며, 시장의 지배적인 주도자(Dominant Leader)의 경우에는 끊임없는 개선(Refreshing)이 필요합니다.

 

네 번째 원칙 – 표리부동

소비자는 구매 행동 시 감정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설문조사는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소비자는 객관적인 응답의 주체가 되는 순간,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응답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조사는 설문조사로만 파악하기 힘듭니다. 한 예로 ‘햇반’을 출시하기 전 설문조사에서, 제품의 독특함(Uniqueness)과 가격(Price)이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특성이 독특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때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조사 방법이 바로 투사입니다. 그 중에서도 평상시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개인의 사회적인 욕구가 배제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심층적 심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구매와 연결되거나 브랜드 선호도가 형성될 때는 일반적인 부분 외에 심층적인 부분에 작용하는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원칙 – 지각(Perception)

마케팅에서 두 가지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첫째, ‘원한다고 해서 다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원치 않는다고 해서 다 구매 안 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둘째, ‘믿는 것을 보는 것이냐, 보는 것을 믿는 것이냐’ 라는 말입니다. 지각의 영역에서 보면 소비자는 ‘믿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어떤 식의 신념으로 믿게 하느냐가 바로 마케터가 할 일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브랜드 심리학은 지각의 싸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있어 가장 강력한 지각작용은 바로 낙인 찍기와 이름 붙이기입니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인식상에 기존의 어떤 제품과 연결될까에 따라 마케팅이 결정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챔피언쉽 기법입니다. 전학간 학생이 싸움을 제일 잘하는 학생과 싸워서 이기면 전교생의 챔피언이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러나 시장 진입 시 한 번에 소비자들의 인식을 장악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편승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그 외에 소비자 지각의 외도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도 메시지를 간결하게 정리해서 반복 전달한 경우, 근거는 없지만 그럴 듯하게 얘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경우, 당연하지만 소비자는 잘 몰랐던 것을 나만 그런 것처럼 먼저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각싸움에서 제일 좋은 것은 바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여 아예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지가 각인될 때까지 한 우물만 파는 것입니다.

박지해 연구원 (jhpark@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