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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3년 1호]경영자독서모임: 숫자로 경영하라 2
발간일 2013-04-16 첨부파일 최종학 교수님.JPG

[경영자독서모임]

 

숫자로 경영하라 2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최종학 교수)

 

이 원고는 201212 17일 최종학 교수의 MBS 강의를 바탕으로 산업정책연구원(IPS)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숫자로 경영하라라는 책을 2009년에 썼고 그것에 대한 속편으로숫자로 경영하라 2’를 썼습니다. 목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 챕터 마다 한 기업의 사례를 가지고 썼습니다. 한 챕터가 짧기 때문에 그것으로 강의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2009년에도 저에게 강의를 부탁 하셨었는데 그때는 금호 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사례에 대해서 쭉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무엇을 강의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세계 금융 위기가 일어났던 원인부터 시작해서 현대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강의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책의 1권에서도 일부 나오고 2권에도 일부 나오는 내용이고 여러 개의 챕터를 종합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 드리자면,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 있는 최고 경영자 과정에서도 제가 최근 1년간 이 강의를 했습니다. 그 강의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세계 금융 위기가 일어난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2008년도 말에 일어났으니까 4년이 지났습니다. 금융 위기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강의를 많이 들으셨을 테니까 간략히 말씀 드리고 금융 위기가 일어난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여러분들이 잘 모르시는 그 뒤에 숨어있는 일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올라갔다가 2007년에 정점에 달하고 2008년에 반 토막이 나서 금융 위기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1998년까지 미국이 부동산 가격이 거의 변동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2007년까지 딱 10년 동안 200% 정도가 올라갑니다. 연평균 복리로 계산하면 1년에 한 15%씩 쭉 올라간 것입니다. 10년을 올랐다가 그 다음에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이것이 금융 위기의 원인입니다.

 

경제학적 입장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어떤 재화나 용역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감소한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저는 부동산 전문가가 절대 아니고 미국 책을 통해 공부 했습니다. 이 금융 위기와 관련하여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인구 수, 가구 수, 소득의 변화라고 합니다. 인구 수가 증가하면 부동산,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가구 수가 늘어나도 증가합니다. 다음은 소득의 변화인데, 소득이 증가하면 고급 주택이나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또는 공급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신규 주택 완공 수가 감소하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저는 어떤 책이든지 읽으면서 그것이 맞는지 현재에 맞추어서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저는 부동산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여기서 답이 다 보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인구 수가 어떻습니까? 지금이 거의 인구 수의 정점입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2015년쯤부터 줄어들 것이라 예측을 했는데 요즘 출산율이 조금 높아져서 그나마 5년 정도 뒤로 미뤄졌다고 합니다. 한국이 OECD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출산율 꼴찌입니다. 한국인 부부 2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숫자가 1.3명이라고 합니다. 꼴찌에서 두 번째가 일본인데 1.5명입니다. 그것 보면 급속히 인구가 줄어들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인구수가 거의 정점이니 앞으로는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입니다. 가구 수는 어떻습니까? 우리나라의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구 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니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4인 이상 가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두 자리 수 퍼센테이지(%)로 줄고 있습니다. 10, 20평 등의 소형 평수 집은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50평 이상의 대형 평수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두 자리 퍼센테이지(%)로 줄어드니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50평 이상의 집에 사시는 분들이 10, 20년 후 그 집을 팔려고 하면 그 집을 살만한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제 10년 후에는 네 명이 사는 가구 자체가 거의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둘이 살거나 셋이 삽니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넷이서 살지만 하나 둘 내보내고 나면 또 다시 둘이 됩니다. 그러면 넓은 평수의 집이 필요가 없게 되고 그런 분들이 다 팔려고 내 놓을 텐데 우리나라에는 그걸 받아줄 다음 세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낮은 평수의 가격은 올라갈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그렇지가 않습니다. 10, 20평짜리 소형 평수의 집 가격이 오르고 50, 60평짜리 집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30, 40평짜리 집은 어떻게 될까요? 올라갈까요? 혹은 조금 떨어질까요?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정체될 것입니다. 10, 20평짜리가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비어있거나 값이 떨어지는 넓은 집보다 더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부동산 수요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것도 앞으로 잠깐일 것입니다. 전체 인구 수가 줄기 시작하는데 가구 수가 언제까지 늘어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소득의 변화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득이 급속히 늘어날 수가 있을까요? 옛날에는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득이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수요도 현재가 정점이고 계속 줄어들 것이라 예측이 됩니다. 미국 사람들은 돈이 있을수록 교외에 나가서 사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은 돈이 있을수록 도심에 들어와 삽니다. 그 추세를 보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대형 평수부터 쭉 떨어져서 도심으로 올라올 것 같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전혀 아니니 제 말 믿지 마십시오. 다만 미국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길래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우리나라에 대입해 본 것입니다. 당시 미국 시장에서 주택 가격이 1년에 15% 10년을 올랐다는 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폭등입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미국에서 물가 성장률이 얼마나 됩니까? 1년에 1%가 넘으면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런 나라에서 15% 10년 올랐으니 엄청난 폭등입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이 수요가 엄청 증가했기 때문일까요? 혹은 공급이 엄청나게 감소했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요소들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집 가격이 그렇게나 많이 올랐을까요? 그래서 누가 집을 샀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던 동네의 집 값이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가난해서 집을 못 사던 사람들이 집을 샀던 것이었습니다. 멕시코 계, 아시아인, 흑인이 많은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에서 집 가격이 제일 많이 오른 곳이었습니다. 10년 동안에 세 배가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다 떨어져 다시 옛날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금 파산 상태에 몰릴 정도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금융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언론 보도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이 원인을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에 제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는데 예금을 해도 이자를 안 줍니다. 오히려 구좌 유지료를 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현금 들고 있을 수도 없으니까 예금을 하기는 해야 합니다. 구좌 유지료를 내야 될 정도이니 이자율이‘0’이었습니다. 대출 이자율은 당시 3%였습니다. 워낙 대출 이자료가 싸고 예금 이자료도 없으니 사람들이 저금을 하지 않고 돈을 다 씁니다. 쓰다가 돈이 떨어지면 대출 받아서 또 씁니다. 그 당시에 중국 등 몇 나라가 경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 미국이 전 세계에서 온갖 물품을 다 수입을 해서 소비를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미국 경제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것을 지휘한 사람이 바로 FRB(Federal Reserve Board)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 (Alan Greenspan)입니다. FRB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이고 앨런 그린스펀은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한국은행 총재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그렇게 권위가 높지 않습니다. 정부나 대통령 경제수석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 미국의 경제정책을 지휘하는 사람이 FRB 의장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정책만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달러가 전 세계의 기초 통화이기 때문에 이 분이 사실은 전 세계 화폐정책을 사실 지휘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화폐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사람입니다. 클린턴 때부터 시작하여 부시 2기에 들어 사임했으니 엄청나게 오랫동안 의장 자리를 지켰습니다. 70세가 되어 사임할 당시 극찬을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났고 자서전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대통령 급의 강연료를 받고 강연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평판이라는 것을 참 알 수 없는 것이 금융위기가 일어나니 그를 금융 위기의 주범이라며 사람들은 이 사람 집 앞에 모여 초상화 짓밟고 책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금융위기를 저금리 정책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경제학이나 언론에서는 저금리 정책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오르고 금리도 오르다 6개월 만에 가격이 반 토막 났다고 하지만 사실 맞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저금리 정책이 기반이 된 것은 맞지만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에서도 6개월 동안에 집 가격이 반 토막이 난 적이 한번 있었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1998년에 그랬습니다. 우리나라 대출 이자율이 10%가 안 되던 것이 20% 대로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집 가격이 6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대출 이자율이 3%하던 것이 5%로 올라갔을 뿐인데 집 가격이 6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날까요? 집 가격이 20~30%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2%정도 올라갔다고 반 토막이 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학자들이 저금리 정책을 갖고 설명한 것은 주어진 이론에 끼워 맞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다음에 자신의 지지기반인 저소득층을 위해서 획기적인 주택 마련 정책을 실시합니다. 클린턴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의 어느 대통령이든 정권을 잡으면 국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합니다. 제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후 장기임대주택 Shift 등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클린턴이 실시한 정책은 사상 유래가 없는 상당히 재미있는 정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사겠다고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면 집 가격의 몇 퍼센트까지 대출을 해 줍니까? 60%가 맥시멈입니다. 60% 이하로 대출을 해주고 투기 지역이라고 지정된 곳은 40%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온전히 받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자기 소득의 몇 배인가를 따져서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출을 받게 되면 실제 40%, 60%도 못 받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당시 NINJA Loan 정책을 펼칩니다. Loan은 대출이고 NINJANI‘No income’, NJ‘No job’, NA‘No asset’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No income, 소득이 없고’‘No job, 직장이 없고’‘No asset, 재산이 없는사람도 집을 산다고 하면 대출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절반 이하를 대출 해 주는 것이 아니고 심지어 집 가격의 110%를 무조건 대출 해줬습니다. 은행에 와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집 가격의 110%까지는 대출해주기로 정부가 법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소득 없고 직장 없고 재산 없는 거의 노숙자급의 사람들도 은행에 와서 집 사겠다고 하면 집 계약서와 같이 동시에 대출을 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왜 100%도 아니고 110%일까요? 그것도 황당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LA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조금 떨어진 좋은 동네에는 집값이 100만 불 정도 합니다. 그렇게 좋은 동네가 아니면 50만 불입니다. 그런데 이런 집을 사려고 할 때 아무리 집 가격의 100%를 대출해준다고 해도 집을 못 삽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저소득층 계층의 가구 당 연평균 소득이 3만에서 5만 불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되게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무 기술 없는 사람이 나가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면 버는 수준입니다. 이 사람들이 3만에서 5만 불을 벌어서 세금 내고 자기 쓸 것 쓰고 나면 남은 돈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소득층은 소득세를 별로 안 내지만 미국에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는 소득세가 꼭 따라갑니다. 소득이 있으면 30% 이상을 소득세로 내야 하니 5만 불 소득이라고 해도 세금 내고 나면 4만불 밖에 남지 않고 쓰고 나면 실제로 저금할 수 있는 돈은 얼마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예를 들어 50만 달러짜리 집을 산다면 어떨까요? 우선 미국에는 부동산 중계비가 거래대금의 3%입니다. 50만 달러짜리 집이면 부동산 중계비용만 만 오천 불입니다. 결국 만 오천 불이 없어서 100%을 대출해줘도 못 삽니다. 그리고 만 오천 불만 더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집을 사면 취득세를 내야하고 교외에 살게 되면 미국에서는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차가 필요하니 차도 사야 합니다. 또한 큰 집에 살게 되니 그에 걸 맞는 가구도 사야 할 것입니다. 이래저래 들 돈이 많으므로 110%를 무조건 대출해주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도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 한번 생각 해 보십시오. 50만 불을 대출받으면 보통이 30년짜리이고 20년에서 30년이 상환기간입니다. 30년이라고 쳐도 1년에 대출금 원금만 만 7천 달러 정도 됩니다. 가구당 연 소득이 3만에서 5만인 사람들에게 만 칠천 달러를 갚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자율을 3%로만 쳐도 만 5천 달러이니 원금에 이자를 더하면 년 소득하고 맞먹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사람들은 사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못 삽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도록 조건을 바꿔줍니다. 처음 5년간은 이자를 싸게 바꿔서 3% 대출이자가 아니라 1%, 원금도 5년이 지난 6년째부터 30년간 상환하라고 조건을 바꿔줍니다. 그러다 나중에 클린턴 임기 말년에 가서는 아예 처음 5년은 공짜로 살면서 원금상환도 하지 말고 이자도 없이 6년째 될 때부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대출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바꿔줍니다. 도심에 살면 월세를 내야 하지만 전액을 대출받아서 집을 사면 5년은 공짜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집을 살만한 조건이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지금 집값이 오르고 있으니 이렇게 공짜로 살다가 4년 반쯤 후에 집을 팔면 집 가격이 올라간 만큼 돈도 벌게 된다. 팔고 나서 또 새 집 사서 5년 동안 공짜로 살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알려지니까 수 백만 채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게 됩니다. 부시가 대통령 임기를 두 번 했는데 앞에 초반까지 이 정책을 펼쳤다가 이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부시 두 번째 임기에서 금융 위기가 터집니다. 사실 부시가 욕을 많이 먹었지만 이 것은 클린턴이 한 것입니다. 그런데 5년이라는 잠복기가 있어서 부시 임기 두 번째에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올랐어도 괜찮았을 텐데 왜 이렇게 순식간에 폭락을 한 것일까요?

 

일단은 금리가 너무 낮으니 미국 사람들은 계속 소비만 하게 되었고 미국 무역 적자가 너무 심각해지니까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 봤자 금리는 3%에서 5%까지 올라간 것이 최고였습니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4년 반을 무료로 살던 집을 팔려고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집 주인과 사는 사람의 거래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조금 다르게 거의 대부분의 집이 은행과 모기지 담보 대출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을 산다는 것은 사는 사람이 현재의 집주인이 은행과 맺고 있는 모기지 대출계약까지 떠안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그 계약의 가치가 얼마인가와 시가를 비교해서 그 차액만 집주인에게 주는 것입니다. 만약 4년 반에서 5년 동안 공짜로 산 사람들이 팔려고 시장에 매물로 내 놓은 집과 새로 지은 집 중에 집을 산다면 어떤 집을 살까요? 다른 조건이 다 똑같다면 새 집 사고 싶은 가능성이 좀 더 높습니다. 이 집은 집 주인이 은행에 한번도 대출금을 낸 적이 없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30년 동안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년 동안 공짜로 살 수 있는 정책은 없어졌으므로 새 집 역시 들어가자마자 30년 동안 대출금을 갚아야 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5년 동안 공짜로 살게 해 줬던 집의 이자와 처음부터 내는 집의 이자는 어떨까요? 공짜로 5년을 살고 내는 이자가 더 비쌀 것입니다. 새 집에 싼 이자를 내시겠어요, 낡은 집에 비싼 이자를 내시겠어요? 물론 새 집에 싼 이자를 낼 것입니다. 그러니 헌 집은 팔리지를 않습니다. 2007년부터 이런 물건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시작했고 이것이 앞서 보신 그래프에서 2007년부터는 집 값이 더 이상 안 올라가고 정체상태에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5년 가까이 공짜로 살고 집을 내놓은 사람들은 2주 정도 기다리다가 집이 안 팔리면 바로 파산하게 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입니다. 원금 이자를 낼 능력이 없으니 집을 차압 당합니다. 그러니까 10~20% 싸게라도 내놓게 되고 초창기에는 10~20% 싸게 나오는 집들이 조금 팔립니다. 그러다가 2008년도에 그런 집들 수 백만 채가 한꺼번에 매물로 시장에 나오게 되니 6개월 만에 집값이 반 토막 나게 된 것입니다. 저금리 정책을 기반으로 했지만 거기에 숨겨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저는 박사학위를 하는 4년 동안 미국에 살았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 살아보니까 참 재미있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와 같은 사람들을 신용불량자라고 합니다. 한 때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자가 4백만 명이 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인구가 2천만 명인데 그 중에 4백만 명이 넘게 신용불량자면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신용불량자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신용불량자라는 말을 거리낌없이 쓰는데 미국에서는 참 말을 조심하는 것 같았습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분 나쁜 용어는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신용불량자들을‘Subprime class’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냥 Subprime이라고만 들으면 나쁜 뜻인지 모릅니다. Prime group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있을 정도로‘Prime’이라는 말은 좋은 뜻 이기 때문입니다. 이 등급에서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 중반이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담보 대출해주는 은행들이 파산했습니다. 이어 투자은행, 해치펀드들도 위험해졌습니다. 해치펀드들은 많이 파산했습니다. 잠깐 설명 드리자면 해치펀드는 고수익, 고위험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왜 위험해졌을까요? 바로 부동산 담보 대출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았기 때문인데 그 중 MBS CDO라는 것이 있습니다. MBS는 그렇게 고수익, 고위험은 아닌데 CDO중에 후 순위 CDO가 상당히 고수익, 고위험 파생상품입니다. 금융 위기가 일어나면서 그것들의 가치가 80~90% 폭락했고 그것을 들고 있던 많은 회사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모 은행이 1 7천억인가를 투자했다가 1 5천억 원쯤 손실 봤습니다. 어마어마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큰 투자은행이 다섯 개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모 다섯 개 은행인데 5등짜리 망하고 한 달쯤 있다가 4등짜리 망하고 또 한 달쯤 있다가 3등짜리도 망했습니다. 망한 회사 중에 제일 큰 회사가 3등짜리리만 브라더스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따서 세계 금융 위기를 리만 사태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어려워지니까 미국 정부가 이 은행들을 살리겠다고 구제 금융을 줍니다. 현재 3차 구제 금융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영어로는‘Quantitative easing(양적 완화)’입니다. 간단하게 QE라고 씁니다. 2009 1월부터 준 것이 7천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지급보증에 3천억 달러 해서 지금까지 1조 달러가 들어갑니다. 이렇게 은행을 살리겠다고 정부가 발표하자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합니다. 주지 말라면서 국민들이 데모를 합니다. 한편 우리나라도 은행이 망해서 정부가 구제금융을 주어서 살린 적이 있었습니다. 1998년에 은행이 다 망했고 1998, 1999년에 정부가 공적 자금을 줘서 다시 살려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은행 도와주지 말자고 데모한 적 있나요? 그런 적 없습니다. 가슴 아프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도와주지 말자고 국민들이 데모한 것입니다. 왜 그렇게 차이가 날까요? 그 때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은행의 주주들은 기존의 주식에 대한 돈도 한 푼도 못 받고 다 쫓겨났습니다. 주식 투자 했던 것 다 손실 봤습니다. 그 다음에 은행의 직원들은 구조 조정해서 30%씩 감원하고 나머지 직원들도 봉급이 2, 30%씩 깎였습니다. 임원들은 다 옷 벗었습니다. 한편 미국은 은행들에 연리 1%로 대출을 해 주었으니 그냥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선주를 발행하게 해서 정부가 인수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우선주식에 대해서 잠깐 말씀 드리겠습니다. 보통 주식과는 달리 우선주는 투표권이 없는 주식입니다. 투표권이 없다는 것은 경영권에 영향을 못 미칩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돈을 주지 않았다면 망했을 은행들을 돈을 줘서 회사를 다 살려놓은 것입니다. 회사가 망했는데 임원들 한 명도 쫓겨난 사람이 없고 심지어 일부는 돈을 벌었습니다. 은행의 구조조정도 없었습니다. 정부에서 은행에 주는 돈은 국민세금이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이 반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제조기업인 GM크라이슬러라는 파산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워크아웃 상태입니다. 파산해서 미국 내 공장문을 많이 닫고 다른 회사도 많이 문을 닫아서 수십만의 실업자가 나왔는데도 거기는 안 도와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기억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GM크라이슬러의 CEO가 워싱턴의 의회에 가서 도와달라고 증언을 하기로 했을 때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비난을 받고 증언도 못하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본사가 있는 미시건 주로 돌아갔다가 그 다음날 미시건 주에서 워싱턴DC까지 2 3일간 차를 몰고 왔습니다. 회사가 엄청나게 망해서 몇 만 명을 해고하는 시점에 어떻게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오느냐는 비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CEO가 기사를 딸려 가지도 못하고 직접 운전을 하고 갑니다. 또한 이 때는 임원들이 따라 갑니다. 카풀을 해서 임원이 몇 명 함께 가는데 차가 서너 대쯤 움직입니다. 여기에 언론이 따라 붙어서 온갖 방송과 신문사에서 2 3일을 따라다니고 하늘에서는 방송 헬리콥터도 떠서 따라갔습니다. 생각해보면 50대 말이 되었을 CEO2 3일간 운전을 해서 간다는 것이 대단합니다. 그렇게 가서 도와달라고 증언을 하고 다시 2 3일 차를 몰고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돈을 조금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이 돈의 거의 95%가 투자은행한테 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주기까지 공화당은 대부분이 반대를 하고 민주당 의원도 일부 반발을 해서 의회에서는 부결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공화당을 지지를 할까요, 민주당을 지지를 할까요? 그들은 공화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공화당은 자기네 편 들어 주는 곳에 반대를 했습니다. 한국 같으면 자기네 편 들어 준다면 적극 찬성할 텐데 왜 그랬을까요? 정치이념에 따랐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정치이념은 자본주의 원칙입니다.‘네가 잘해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정당한 세금만 내면 되고 나머지는 네가 써라. 네가 못해서 망했으면 그건 네 책임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당신들이 위험한 투자하다가 망한 것을 왜 국민세금으로 도와주느냐?’라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사실 공화당과 대동소이합니다. 자본주의 정책을 따라가지만네가 잘 나가면 조금 더 많이 내고 대신 네가 못 나갈 때 우리가 도와줄게라는 차이점뿐입니다. 반발해서 부결이 되는 이 당시가 딱 대통령이 교체되는 시기입니다. 교체된 직후, 오바마가 반대한 의원들을 데려다가 설득을 해서 이 사람들 마음을 바꾸게 합니다. 같은 법안을 다시 올려서 2차에서 결국 통과시킵니다. 이런 사례는 2년 후, 2011년 의료보험법안 통과 시킬 때도 그랬습니다. 의료보험법안 통과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이 소개가 되었습니다.‘소통의 리더십, MB도 배워라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왔습니다. 당시 우리나라가 소고기 파동을 겪고 난 직후였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참 재미있는 것이 정보의 공개가 투명해서 반대했던 의원을 어떻게 설득했는지가 나중에는 모두 공개가 됩니다. 별 것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대통령이 이야기하면 의원들이 쉽게 설득이 될까요? 대통령이 이야기해도 의원들은 이야기 듣지 않습니다. 설득이라는 것이 별 것이 아니라예산 얼마 줄까?’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때 반대했던 의원들이 예산을 많이 타갑니다.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럽니다. 그런 방식으로 표를 바꾼 것입니다. 이렇게 회사를 살리는데 쓰라고 줬는데 몇몇 투자은행에서 이것을 고위 임원들에게 수십만에서 수백만 달러씩을 보너스로 나눠줍니다. 이익에 대해서 보너스를 준 겁니다. 안 받았으면 엄청난 적자인데 받아서 이익이 난 것으로 보너스를 나눠준 것도 모자라 어떤 금융회사에서는 보너스 받는데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로비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특별 보너스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너스 스캔들이 생긴 것입니다. 국민들은 발끈할 수밖에 없습니다.‘우리 세금으로 너네 들이 수백만 달러씩 보너스를 받아가느냐?’라는 것입니다. 투자 회사 임직원들이 신분 위협을 느낄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해졌습니다. 투자 은행 앞에서 사람들이 수백 명씩 서서는 데모를 했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미국은 노는 것처럼 데모를 합니다. 텔레비전 뉴스 같은 것을 보시면 어슬렁댑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고 심각했습니다. 투자 은행 앞에서 직원이 걸어나오면 사람들이 쭉 서 있다가 경찰들이 막고 서 있는 사이로 침을 뱉고 멱살을 잡을 정도였습니다. 관련 된 에피소드 하나 말씀 드리면, 어떤 투자은행의 CEO가 당시 맨하탄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투자은행이 하도 뉴스에 초점이 되니까 주변에 운동하던 사람들이 이 사람 얼굴을 알아 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논쟁이 붙었고 몇 사람이 이 사람을 두드려 팼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남자들끼리 째려본다, 어깨 부딪혔다 해서 별별 이유로 주먹다짐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여기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 입니다. 왜냐하면 이 두드려 맞은 CEO가 삼성의 이건희 회장님보다도 돈이 더 많은 CEO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운동하는 월 스트리트에 있는 헬스클럽은 어떤 곳 일까요? 상위 0.01%만 운동하는 그런 곳 입니다. 그렇다면 주변에 운동하는 사람들도 같은 급 입니다. 그 사건을 한국 버전으로 번역하면 예를 들어 삼성, LG, 현대 회장님이 SK 회장님하고 논쟁을 벌이다가 두드려 패는 식 입니다. 그 정도로 미국의 국민 감정이 급속도로 악화 되었습니다.‘국민 감정 법이라는 법이 한국에만 있는 법 인줄 알았더니 미국에도 똑같이 있는 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오바마라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권을 잡는 순간에 너무 큰 일이 일어나니 혼란스럽고 우왕좌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사실 대통령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고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나라였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다음은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오바마 이전의 대통령들인 아들 부시, 클린턴, 아버지 부시, 레이건, 카터의 전직은 모두 주지사였습니다. 주지사를 8년에서 12년을 하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는 전직이 상원의원입니다. 상원의원 3년째에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상원의원 하기 전에는 하버드 로스쿨 나와서 빈민가인 자기 고향 시카고로 돌아와 가난한 사람들 위해서 무료 변론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마음도 따뜻하고 괜찮은 사람인데 다만 너무 갑자기 출세를 해서 경험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변에 인맥이 없어서 우왕좌왕 했던 겁니다. 주지사를 8년에서 12년 했던 사람들은 처음 주지사가 되었을 때는 아무 경험이 없었을지라도 일을 하다 보면서 일의 틀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오바마는 어떤 조직을 다스려본 경험이 한번도 없었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조금 그런 면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오바마가 연설하는 것을 들어보면 연설을 재미있게 잘 합니다. 또한 그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오바마는 이야기를 할 때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항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며 사례를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바마가 한국 이야기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오바마가 한국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좋은 것은 다 갖고 이야기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바마가 한 8년이나 12년쯤 더 정치 경험을 쌓고 했으면 정말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빨리 되는 바람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부 경제팀에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많은가에 대해서 사실 두 가지의 팽팽한 의견이 있습니다. 두 가지를 다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 쪽은 골드만삭스라는 곳이 천재들이 모인 직장이기 때문에 유능한 사람들을 뽑다 보니까 우연히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그 자리에 많이 앉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쪽은 골드만삭스가 돈으로 자리를 산 것이라고 비판을 합니다. 돈으로 자리를 샀다는 게 무슨 소리일까요? 골드만삭스가 민주당한테 기부를 많이 하겠습니까, 공화당한테 기부를 많이 하겠습니까? 전통적으로 공화당에는 민주당에 주는 것의 다섯 배에서 열 배를 줍니다. 그런데 선거당시 오바마 기부자 랭킹 2등이 골드만삭스였습니다. 150만 달러를 줬습니다. 150만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부시 엔론(enron) 사건 기억하시나요? 엔론 사건이 일어났을 때 엔론이 위치한 곳이 텍사스, 휴스턴이었습니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였던 부시가 엔론을 봐줬다는 비판이 제기 되었습니다. 엔론이 부시한테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 기부를 많이 해서 엔론을 봐줬다라는 비판이 제기 되었던 것인데 그 때 받았던 돈이 15만 달러입니다. 그것을 보시면 150만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미국 정치 기준에서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뇌물이 하도 많이 왔다 갔다 해서 150만 달러 하면 그렇게 큰 돈이 아닌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엄청난 돈 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선거 기부를 받고 그 대가로 자리를 샀다고 한 쪽에서는 비난을 합니다. 어떤 쪽이 맞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일로도 구설수에 오르기도 합니다. 2009년을 기준으로 직원 1인당 연봉이 77만 달러입니다. 한국 돈으로 하면 1인당 9억 대 입니다. 직원 1인 연봉이 9억이면 임원 연봉은 어떨까요? 임원 연봉은 이것의 한 10배쯤 됩니다. 제가 회계학 전공이니까, 회계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원래 골드만삭스 회계연도는 11월에 끝납니다. 11월에 끝나고 새 회계연도가 12월에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2008 4분기가 2008 9, 10, 11월이고 2009 1분기가 2008 12, 2009 1, 2월 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의 기본금은 반도 안 됩니다. 나머지가 다 성과금인데 성과금은 분기별로 따져 한 분기 후에 줍니다. 분기 성과평가 할 때는 다른 것 하나도 없이 네가 얼마를 벌었냐가지고만 합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가 2008 11월이 지난 다음에 회계연도 1월에 시작하도록 바꾸겠다고 선언합니다. 다시 말하면 2008 12월이라는 한 달은 2008 4분기도 안 들어가고 2009 1분기도 안 들어가는 빠진 달로 치겠다는 것입니다. 그 빠진 한 달 동안 골드만삭스는 15억 달러 적자가 납니다. 한 달에 15억 달러 이니 어마어마한 적자입니다. 사상 최대의 적자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음의 1분기 동안에 골드만삭스가 세전 이익으로 16억 달러의 흑자를 냅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12월 한 달 동안에 15억 달러 적자와 바뀐 1분기인 1~3월의 16억 달러 흑자입니다. 만일 회계연도를 바꾸지 않고 그냥 있었으면 12, 1, 2월 한 분기가 적자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달에 몰아서 왕창 적자를 내버린 후에 회계연도를 바꾸고 그 다음 석 달에 흑자를 낸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흑자가 많이 났다고 그것에 대한 보너스도 나눠 갖습니다. 안 바꿨으면 못 받았을 텐데 바꿔가지고 보너스를 나눠 갖게 된 것입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골드만삭스가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 자금이 100억 달러입니다. 보험회사인 AIG가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 자금이 850억 달러인데 850억 달러 중에서 골드만삭스가 AIG로부터 130억 달러를 또 받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대단한 회사입니다. 금융 위기가 일어날 것을 미리 예측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2007, 금융 위기가 일어나기 1년 반년 전쯤부터 갖고 있던 파생상품들을 시가보다 조금 싸게 해서 다 팔았습니다. 그리고 안 팔고 갖고 있던 것은 보험회사의 보험이었습니다. 파생상품에 대한 보험을 산 것입니다. 그러니까 가치가 90%까지 떨어지자 그것을 보험회사로부터 받아야 할 보험금이 생긴 것이고 AIG는 정부로부터 공적 자금을 받아서 이것을 골드만삭스에 준 것입니다. AIG가 이렇게 하고서 처음에 임원들이 보너스를 나눠가졌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정부의 비난이 빗발치니까 미국 정부가 부랴부랴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공적 자금을 받은 회사는 보너스를 1인당 30만 불 이상을 주지 못한다는 법률입니다. 이 역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정부의 간섭이 큰 나라에서도 민간 회사에서 보너스를 얼마 주는지 정부가 법률로 만든 적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부가 배당 조금 주라고 뒤에서 불러 협박은 할지언정 겉으로 법률은 못 만듭니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미국에서 그런 법률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자 16억 달러의 역대 사상 최고의 흑자를 올린 골드만삭스는 이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합니다.‘우리는 사상 최대 흑자가 났고 금융 위기를 이미 회복했다. 우리는 더 강해졌다. 앞으로 더 잘 나갈 것이다. 우리는 시장을 거의 독점한다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사실 앞으로 더 잘나갈 겁니다. 왜냐하면 경쟁자가 네 개 있었는데 그 중에 세 개가 망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광고 후에는 증자를 합니다. 100억 달러어치를 증자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이 증자를 합니다만 주식을 그렇게 한꺼번에 많이 발행하지를 못 합니다. 왜냐하면 주식 증자를 그렇게 많이 하면 시장에 주식 물량이 너무 많이 나가서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100억 달러를 증자하는데 순식간에 전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회계 연도가 바뀌어서 그렇게 이익 난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00달러가 넘는 주식이 2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옛날에는 150달러였는데 옛날 금융 위기 이전보다 이익이 더 많이 난다고 하니 사람들이. 이거 150달러까지 안 올라가고 100달러까지만 올라가도 내가 몇 배를 버는 거냐이런 생각에 마구 청약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청약이 다 되었습니다. 그래서 골드만삭스는 이 증자한 100억 달러를 가지고 정부로부터 직접 받은 공적 자금 100억 달러를 상환합니다, 회사를 살리는데 쓰는 것이 아니라 공적 자금을 상환하려고 증자한 것입니다. 그렇게 상환을 하고 보너스를 나눠줍니다. 사실 들어보면 황당한데 여기에서 불법적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2008년에 골드만삭스가 낸 세금이 단기 순익의 1%밖에 안 되는 1400만 달러입니다. 정부로부터 돈 받을 때는 100억 달러를 받아놓고 세금 낼 때는 이것 밖에 안 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30%에서 40%씩 세금을 내는데 반해 어떻게 단기 순익의 1% 밖에 세금을 안 냈을까요? 단기 수익 기준으로 봤을 때 세전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20%대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의 장부를 뜯어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땅에서 돈을 벌지 않습니다. 미국 근처에 있는 카리브의 조세 피난처 국가에서 다 돈을 법니다. 실제로 조세 피난처 국가에서 골드만삭스가 무슨 영업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를 모두 그런 곳으로 우회하게 만들어서 세금을 피해가는 것입니다. 완전히 합법적인데 굉장히 얄밉습니다. 세금으로 국가에 기여는 안 하면서 세금 낸 것은 왕창 받아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는 것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2008년에 골드만삭스의 CEO였던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Craig Blankfein)이라는 사람입니다. 위인전에까지 등장하는 자수성가한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입니다.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데 지금은 명성이 아주 땅에 떨어졌습니다. 2008년에 그 사람이 받은 연봉이 4 5백만 달러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 돈으로 5백 억입니다. 1인이 그 정도의 연봉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국민들의 비난과 반발이 쏟아지고‘Occupy wall street’라는 데모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골드만삭스의 홍보담당하는 임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기자들이 하도 오니 짜증을 내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당신네들한테는 한 100만 달러가 큰 돈일지 모르겠는데 나한테는 큰 돈 아닙니다. 나는 그 정도 푼돈 받으려고 나쁜 짓 안 합니다. 그러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그냥 좀 나가주시오물론 이 사람한테는 100만 달러가 큰 돈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언론에서 접한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피가 끓습니다. ‘저런 죽일 놈이 있나합니다. 이어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영국에서 큰 거래를 하나 완성시키고 나서 인터뷰를 하는데 기자가 물어봅니다.“골드만삭스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간단하게 소개 좀 해주십시오그러니까 이제 이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우리 몸에 보면 각 기관이 움직여야 우리가 살아갑니다. 기관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영양분이 필요한데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은 피가 담당합니다. 그래서 신이 기관을 만들 때 피를 만들어 영양분을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우리 사회도 잘 되려면 기업들이 잘 돌아가야 되는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은 돈입니다. 이 때 골드만삭스가 하는 일은 돈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돈이 필요한 데까지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아주 알기 쉽고 명확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을 텐데 이 사람은신이 기관을 만들고 피를 만든 것처럼 우리는 신을 대신해서 지구상에서 기업들에게 피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거의 직역한 것인데‘Instead of GOD’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번역 재주가 없어서 별로 감흥이 없으신 것 같은데 생각해보십시오. 2000년 전에 지구상에 어떤 사람이 태어나서내가 신을 대신해 너희들을 가르치러 왔다라고 하니까 사람들은이 미친 놈. 신성 모독이다라면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이 것도 똑 같은 이야기입니다. 신을 대신해서 기업들에게 피를 공급한다는 이야기를 하니 또 비난이 쏟아진 것입니다.‘오만하다. 어떻게 자기를 신과 비교를 하느냐하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월 스트리트 저널이 있다면 영국에는파이낸셜 타임즈가 있습니다. 다음 날 파이낸셜 타임즈의 사설 제목이‘From GOD to Goldman’였습니다. 한국말로 번역을 하면신으로부터 골드만에게 주는 충고쯤 됩니다. 그 내용은잘난 체 그만해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자꾸 쌓여서 골드만삭스에 대한 비난이 엄청나게 폭증한 것입니다.

 

 

회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주식을 사서 들고 있으면 예를 들어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 때 평가 이익이 생기거나 평가 손실이 생깁니다. 평가 이익이나 손실이 생기면 손익계산서의 단기손익계산에 포함이 됩니다. 하지만 장기매도 가능증권은 시가가 변동을 해도 손익계산서에 안 들어갑니다. 그런데 투자은행들이 파생 상품 MBS CDO를 단기매도 가능증권 에 적고 있었는데 2008년 하반기 들어서 엄청난 평가손실이 생깁니다. 6개월 동안에 가격이 90%가 폭락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평가손실을 계산해서 적다가 회계 기준 바꿔달라고 정부에 로비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2008 4분기부터는 각국에서 회계기준을 바꿔줍니다. 2008 4분기에 일제히 바꿨습니다. 미국은 2009 1분기이고 유럽은 2008 4분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막대한 파생상품 손실이 있었는데 유럽과 일본과 같은 경우 2008 3분기까지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장부에 적다가 2008 4분기부터는 장부에 안 적고 빼 버렸다는 것입니다. 원가대로 그냥 넣고 있습니다.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안 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유럽의 은행들은 장부 상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부실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실한 은행을 판정하는 기준이 BIS 비율 8%입니다. BIS 비율이란 쉽게 말해서 자기자본 비율입니다. 8% 보다 낮으면 부실 은행인데 유럽에서는 금년에 ECD(European Central Bank)에서 유럽에 있는 은행들을 점검한 것을 보니 그 기준을 10%로 합니다. 아무도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지만 원래 BIS라는 것이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국제결제은행)에서 만들 때 8%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왜 10%로 하는 것일까요? 제 추산이지만 부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해서 10%로 조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에 비해서 유럽이 상대적으로 은행들에 문제가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깨끗할 지 몰라도 숨겨진 부실이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은행들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위험한 투자를 마구 했을까요? 엄청난 High-risk, High-return상품에 마구 투자를 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어떤 면에서는 에이전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젊은 직원들한테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열심히 해서 CEO가 되겠다라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월 스트리트에 있는 젊은 사람들한테 네 인생의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40대 초반에 은퇴해서 카리브해에 있는 따뜻한 나라에 가서 남은 40년의 인생을 골프치고 요트 타고 미녀를 옆에 끼고 와인을 마시며 사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거기는 우리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세계적인 금융 산업도시 중 하나인 홍콩에서 교수를 6년 했습니다. 그 곳도 사람을 매우 많이 뽑지만 역시 많이 자릅니다. 한국하고는 비교도 안 됩니다. 얼만큼 무지하게 자르느냐 하면 너 나가그렇게 이야기하면 바로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 자기가 잘린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렇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다가 집에 가서 조금 눈 붙이고 아침 7시 반에 다시 출근을 하는 길이었습니다. 돈 많이 받는 만큼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회사 건물의 출입 카드를 긁는데 카드가 안 먹히더라는 것입니다. 빨간 불이 쫙 들어오더니 경비 두 명이 자기 양쪽 팔짱을 딱 끼더랍니다. 그래서 두 명하고 같이 자기 사무실까지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니까 자기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일하고 있던 책상에 라면 박스가 두 개 있고 종이봉투가 한 장 있었다고 합니다.‘이제까지 수고했고 오늘 날짜로 넌 해고되었다. 네 한달 치 봉급 얼마는 언제 구좌에 들어간다라고 써 있습니다. 홍콩에서는‘One month notice’라고 해서 한 달 전에 통보하면 누구든지 해고할 수 있는데 한 달 전에 통보하는 것도 아니고 보통 당일 날 통보하고 한 달 치 봉급을 줍니다. 그 다음에 경비 두 명이 라면 박스 두 개에 개인 물품 챙겨서 5분 내에 나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는 일하던 동료들하고 인사도 못하고 나왔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사가 어려워서 해고 할 때도 인정사정 다 보고 미안하다고 하고 살아남은 동료들이 어떻게 돈도 걷어서 도와주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는 그런 게 없습니다. 정말 칼 같습니다. 그 분은 나와서 하도 화가 나서 자기를 해고한 보스한테 전화를 해서 이야기합니다.‘내가 회사를 위해 얼마나 많이 돈을 벌어다 줬는데 나한테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그랬더니 이 사람이 하는 말이네가 이제까지 돈 많이 벌어다 준 것은 맞는데 앞으로는 별로 벌어다 줄 돈이 없어서 잘랐다이러더랍니다.

 

우리나라에는 카드 대란이 있었습니다. 카드 대란이 있기 전에 경제가 제일 좋았습니다. 이 때

홍콩에 있던 어떤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국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한국인 열 명을 스카우트했습니다. 그리고 석 달 후에 홍콩으로 출근하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석 달 동안 이 한국 사람들이 직장도 정리하고 홍콩에 갈 준비를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집 팔고 차 팔고 홍콩에 가서 애 학교 구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석 달 사이에 카드대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열 명이 출근했는데 그 중에 일곱 명 앞에 종이가 있었습니다. 출근 첫 날 일곱 명이 잘린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날벼락 맞은 겁니다. 한국에서 집 팔고 차 팔고 거기 가서 집 구하고 자녀들 국제학교 한 한기 등록금 내 놓고 집 계약도 1년 단위로 계약했는데 출근 첫 날 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 무지막지 합니다. 이러니 무지하게 고생하고 무지하게 보상을 해주지만 일 못하면 가차없이 자릅니다. 따라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게 없습니다. 내가 내일 잘릴지 모르는데 회사에 충성합니까? 오늘 보너스 많이 받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래서 다 그렇게 일하는 겁니다. 그러니까‘High-risk, High-return’을 감행합니다. 잘못돼서 미래의 위험한 일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은 신경 안 씁니다. 내가 지금 보너스 받는 게 최고입니다.

 

제가 책에서도 미국의 엔론 사태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엔론이 분식회계에서 망한 것만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엔론의 시스템을 잘 읽어보면 이와 똑같았습니다. 엔론이 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맥캔지컨설팅의 컨설턴트를 잔뜩 데려옵니다. 그래서는 신 사업을 만들 때마다 그 사업에서 벌어들일 이익의 9%를 그 팀의 보너스로 주게 합니다. 엔론은 에너지 회사이므로 이 신 사업이라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남미에 가서 발전소를 짓고 예를 들어 3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겁니다. 다시 이야기 해서 공짜로 지어주고 30년 동안의 전기를 정부에 팔아 이득을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30년 동안 돈 버는 것을 지켜봐서 보너스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싸인 했을 때 앞으로 30년 동안의 이익을 예측하여 그에 대한 9%를 보너스로 주는 것입니다. 미래의 예측된 이익에 대해서 지금 보너스를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팀은 어떻게 할까요? 예측을 엄청나게 부풀리는 겁니다. 3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알지만 그런 것은 필요 없습니다. 5년 정도만 있다가 돈 많이 벌어서 이 회사를 뜨면 그만입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어마어마하게 신 사업을 벌입니다. 그렇게 신 사업을 벌이다 보니까 발전소 짓고 신 사업 투자에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30년 동안 벌어들일 이익의 9%를 미리 보너스로 주어야 하니 보너스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이렇게 엔론은 현금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여야 해서 분식회계를 한 것입니다. 이런 인센티브 구조를 들여다보면 결국 분식회계를 유도할만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예측을 부풀리는 모티베이션이 되는 겁니다. 장기 리스크 관리할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지금 보너스 잔뜩 받아서 떠나면 됩니다. 여러 가지 분식회계가 많았는데 리만브라더스의 분식회계는 상상의 초월하는 분식회계를 했습니다. 회사의 부채비율이 몇 퍼센트 정도 되면 위험하다고 생각하십니까? 200~300% 넘으면 위험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삼성전자도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망할 때 한번 적자가 나서 어느 해 바로 망하겠습니까? 아니면 계속해서 한 5, 10년 적자가 나야 삼성전자가 쓰러지겠습니까? 5, 10년 걸립니다. 소니(Sony)가 벌써 5년째 적자입니다. 그런데 아직 안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회사들이 어떻게 하면 망할까요? 예를 들어서 망한 메릴린치의 부채비율이 2300%인가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돈은 거의 없고 남의 돈만 잔뜩 빌려다가 위험한 자산에 투자한 것입니다. 회계에서는자산=부채+자본이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자산이 100이면 부채와 자본을 더한 것이 100입니다. 자본이 9면 부채가 94입니다. 그러면 부채 비율이 약 1500%입니다. 그러니까 메릴린치보다 낮습니다. 자기 돈은 약 6밖에 없으면서 94를 빌려다가 투자를 해서 이자 내는 것보다 더 번다면 그 것은 전부 주주 것이 됩니다. 이것을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때까지 돈을 많이 번 것입니다. 전체 자산의 15% 정도를 이 CDO에 투자하고 있었으니 100 15 CDO에 투자한 것인데 그 중에 80~90% 날렸으니 약 13을 날린 것입니다. 자기 자본이 6이니까 그것의 두 배 이상을 날린 꼴이나 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리만브라더스 같은 경우에는 2008년에 부채를 5백 억 달러나 장부에서 빼버렸습니다.한 회사가 5백 억 달러를 분식회계 합니다. 상상이 안 가는 수치인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8 12 31일 날 12 00분에 투자해 놓은 자산 5백억 달러어치를 팝니다. 팔면 현금이 나옵니다. 그 현금으로 부채 5백억 달러를 갚습니다. 그러면 장부에서 자산과 부채 5백 억 달러다 줄어듭니다. 그 상태에서 재무제표를 만듭니다. 부채비율을 대폭 내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놓고 1 1 0 00분에 다시 그 돈 5백억 달러를 빌립니다. 그리고는 다시 자산 5백억 달러어치를 다시 삽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12 31일 날 밤 12 00분하고 1 1 0 00분은 다른 때 입니까? 같은 때 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돈이 왔다 갔다 하지도 않습니다. 장부 상으로만 사고 파는 겁니다. 아까 말씀 드렸던 조세 피난처 국가 카리브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서 거기다 사고 파는 겁니다. 그 페이퍼 컴퍼니는 다른 은행의 소유기 때문입니다. 은행에 커미션만 주고는 완전히 분식회계를 하려고 작정을 한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아주 비도덕적인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예전에는 저문 경영자 제도가 좋고 소유 경영자 제도가 나쁘다고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속 경영학 공부를 하다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문 경영자 제도에는 이런 에이전시 문제가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경영자 제도가 더 좋은지 사실 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에이전시 문제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제도를 만들자고 2008년에 제 책에 썼는데 우리나라에서 2010년에 도입했습니다. 10대 증권사를 대상으로 이런 예를 들어 썼더니 그대로 도입했습니다. %까지 그대로 이런 식으로 보너스를 나눠주자고 정부에서는 증권회사에게 시켰고, 삼성전자도 2010년에 임원 보너스 주는 방식으로 이 것을 도입했습니다. 말하자면 보너스를 한 번에 주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나눠주는 것입니다. 금년에 내가 잘해서 이만큼 벌어들였으면 금년에 다 주는 것이 아니라 1차 연도에 40%, 2차 연도에 30%, 3차 연도에 30% 이런 식으로 나누어 주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경영자가 최소 3년간은 앞으로 내다보면서 생각할 것 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또한 평가 기준으로 재무지표와 비 재무지표를 배합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재무지표를 중요시 합니다. 이익을 얼마 벌었느냐가 평가기준에서 가장 큽니다. 특히 투자은행들은 다른 지표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돈을 얼마 벌었느냐가 중요하고 그것에 몇 퍼센트를 보너스로 나눠줍니다. 그런데 이것의 문제는 재무지표를 올리기 위해 비 재무지표를 희생시킨다는 것입니다. R&D투자 안 하면 어떻습니까? 광고 안 하면 어떻습니까? 종업원 봉급 팍 깎아버리면, 제품 품질 나쁘게 해버리면 어떻습니까?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수익성 좋아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버리면 장기적으로 회사가 나빠집니다. 오늘 열심히 종업원을 교육시켜야 종업원들이 미래에 더 잘 할 것이고 종업원 만족도를 높이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야 미래 회사의 이익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소비자 만족도, 종업원 만족도 높이려면 지금은 돈을 써야 됩니다. 그래서 최고 경영자가 재무지표를 올리면서 비 재무지표도 올리기 위해서 양자의 돈을 얼만큼 쓸 것인가를 고민을 합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단기업적에 치중하는 경영자들은 비 재무지표를 하나도 안 넣고 재무지표만 넣으니까 비 재무지표를 희생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은 2009년 이후 미국 경제가 그 다음에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가계에서 생각해보면 수입과 지출이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자기가 수입이 100이면 지출도 100이 되어야 합니다. 어떨 때는 더 쓸 때도 있고 덜 쓸 때도 있지만 인생에 걸쳐서 보면 수입과 지출이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국가도 수입과 지출이 균형이 맞아야 됩니다. 실제 국가는 수입보다 지출이 조금 더 많습니다. 정부가 세수 벌어들이는 것보다 정부가 쓰는 돈이 조금 더 많습니다.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만큼만 돈을 찍어 냅니다. 경제규모가 커지는 만큼의 돈만을 찍어내는데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 보다 돈을 더 많이 찍어내면 돈이 많이 풀려서 인플레이션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렇게 돈을 찍어내지는 않습니다. 국가 경제 규모가 커지는 것을 조정을 해주면 수입과 지출이 100:100 균형이 맞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거의 정확하게 100:100 균형입니다. 선거가 벌어지는 해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까요, 줄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이제까지 선거가 벌어지는 해의 재정지출은 늘어났습니다. 외국도 똑같습니다. 당연히 경기가 좋아야 집권당이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줄이지는 않았지만 늘리지도 않았습니다. 여당이 추경예산 편성해서 경기 띄우라고 했지만 정부에서는 계속‘no’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입니다. 제가 추산하건대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집권당의 후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또 바꿔서 말하면 집권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되면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을까도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항상 정권 교체하는 해에 긴축 정책을 합니다. 중국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은 공산당이라는 당은 변하지 않고 그 안에서 사람이 교체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여 그 때 들어온 지도자가 개혁하고 성장시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는 어디 책에도 안 나오는데 역사를 읽어보시면 계속 되풀이 됩니다. 금년도 중국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해석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권 교체 때문에 중국이 일부러 돈을 안 쓰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고 진짜 어렵다는 해석입니다. 어떤 것이 진짜일 지 애매합니다. 하여튼 중국은 전반적으로 금년도보다 내년에 더 돈을 쓸 것이다 라는 예측입니다. 금년은 정권 교체기라서 일부러 많이 쓰지 않았다는 예측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는 수입과 지출이 100:100 균형이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세수가 85인데 지출은 100을 하면서도 이제껏 버텨왔습니다. 15% 정도는 그냥 공짜로 돈을 찍어 버틴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저 조상 잘 만나서 그렇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행복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러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열심히 물건 만들어서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 벌려면 그저 찍어 내면 됩니다. 그래서 한국이 수출하는 전화기, 자동차를 종이에 돈 100달러 찍어내서 사갑니다. 산유국에서 수출하는 기름도 종이에 100달러 찍어서 사갑니다. 저 돈이 외국에 나가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면 미국에서도 그렇게 못 합니다. 그러면 미국이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생겨서 경제가 파탄 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찍어낸 돈이 외국에 나가서 15% 정도는 안 돌아오는 겁니다. 각 국이, 개인이, 기업들이 결제를 하기 위해서 달러를 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외환보유고가 달러 얼마나 갖고 있습니까? 중국도 어마어마하게 들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간 달러가 안 돌아오니까 그냥 찍어서 쓰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시면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1년치 지출에 15%의 공돈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잘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미국에 유학 가서 부자 나라라는 것을 체험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유럽에 가면 GDP는 미국보다 높은 나라들이 있지만 실제로 돈 쓰는 것 보면 미국이 훨씬 부자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돈을 낭비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한 예로, 제가 일리노이 대학이라는 곳에서 공부를 했는데 그 곳은 인구 10만짜리 도시이고 공설 운동장이 있습니다. 그 누구라도 밤에 그 공설 운동장에 가면 개인이 불 켜고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잠실 운동장에 라이트를 켠다면 전기세가 얼마 나올까요? 그런데 아무나 개인이 가서 켤 수 있습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네에 커뮤니티 센터에 가면 사용료가 무료입니다. 낮에는 사람들이 조금 있는데 밤에는 사람이 열 명 이상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추운 동네인지라 50m짜리 트랙이 있는 수영장의 물을 항상 미지근하게 데워놓습니다. 어마어마한 돈 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미국이 돈이 많을까요? 전 세계가 갖다 바쳐서 그런 겁니다. 미국은 정말 조상 잘 만나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화폐 찍어내서 왜 세계의 부를 빨아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바마가 집권한 다음에 지출이 대폭 늘어났고 불경기가 돼서 세수는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금년의 예상이 세수 55, 지출 100입니다. 55:100하고 보면 1년에 늘어난 국가 부채가 45입니다. 45가 거의 미국 정부 전체의 1년 세수의 80%입니다. 어마어마한 빚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3년 동안 왔습니다. 이렇게 돈을 찍어내서 뿌리고 있는데도 미국 경제 성장률이 1%입니다. 이것마저 안 뿌리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게 언제까지 이렇게 미국이 돈을 찍어 낼 수 있을까요? 워낙 돈을 많이 찍어내니까 전 세계적으로 후유증을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 인플레이션이 있고 농산물 인플레이션이 있습니다. 달러로 표시되는 가치 있는 것들의 가격이 전부 올라갑니다. 그것 때문에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것입니다.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나 국가들이 달러를 되도록이면 안 갖고 있으려는 추세가 계속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데 이런 추세대로 미국이 계속해서 달러를 찍어낸다면 10년 정도 후에 어떻게 될까요? 더더욱 달러를 안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앞으로 이익이 될 자산을 갖고 싶어하지 계속 가치가 떨어질 자산을 갖고 있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들고 있을수록 손해입니다. 그러니 안 들고 있으려고 합니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국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간다면 과장 안 하고 20년만 지나면 달러의 기초 통화 시대는 끝날 것입니다. 미국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계속해서 갈 수가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수를 늘리던가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침체합니다. 저렇게 돈을 뿌리는데 경제 성장률 1% 이니 저것을 줄이게 되면 경제 성장률 마이너스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지금 엄청난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돈을 써서 가장 빨리 경기를 일으키는 방법이 건설업입니다. 뉴딜 정책은 건설업입니다. 우리나라 4대강 사업이 뉴딜 정책입니다. 댐 만들고 도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기가 매우 침체할 것입니다. 세금을 늘리면 경기가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세금 올려서 복지에 쓰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면 정치적으로 해석될까 봐 조심합니다만, 정치적인 것 다 떠나서 정말로 학자로서 제 양심을 걸고 말씀 드리는 것이니 오해 말아 주십시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금을 올리면 세금을 안 내는 계층 말고 세금을 내는 계층의 소득은 줄어듭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소비를 줄입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걷어서 복지에 쓴다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세금 내는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드는 것과 저소득층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똑같지 않은가요? 즉 전체 파이는 변하지 않으면서 부의 재분배 효과 때문에 소득격차가 줄어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들어보면 그럴 듯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국가가 소비를 결정하는 것과 개인이 소비를 결정하는 것 중 뭐가 더 효율적일까요? 개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비교가 안 됩니다. 국가가 소비를 결정하는 것은 극단적인 경우에는 공산주의 국가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돈이 들어와서 제대로만 나가면 괜찮을 텐데 거두어서 나눠주는 사이에 엄청난 비효율이 생깁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세금을 올려서 복지정책에 쓰고 경기가 좋아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국가 전체적인 파이는 줄어드는 것입니다. 파이는 줄어들지만 윗사람들의 소득이 줄어들고 아랫사람들의 소득은 늘어나니 부의 재분배 효과 때문에 소득 격차는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고 그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국가 전체의 파이는 줄어들더라도 우리가 부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니까 사회 통합을 위해서 세금을 늘려 복지에 쓰자고 얘기를 할 수도 있고 반대로빈부의 격차는 계속 있지만 파이가 커지면 못 사는 사람들의 소득이 커지니까 어려운 계층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파이를 키우는 게 먼저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양쪽의 이념과 생각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양쪽은 나름대로 생각과 논리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늘려서 복지 정책에 쓰면 파이가 커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그래서 세금을 늘려도 미국 경제가 지금과 같을 것입니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세금을 늘려도 상당히 많이 늘려야 됩니다. 지출을 줄인다면 상당히 많이 줄여야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 경기가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대로 가면 완만하게 1%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고 사실 이것은 거의 성장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현재 3%대의 성장인데도 죽겠다고 난리입니다.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 본다면 내 임기 내에서는 이런 문제를 떠안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해결하려 하지 않고 계속 미뤄둘 것입니다. 그러면 이대로 가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경기 침체가 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나라 IMF 직후처럼 혹독한 시련을 겪고서 구조조정을 한번 해야 합니다.  

 

화폐전쟁, 환율전쟁 그런 책도 나왔습니다. 그 책의 핵심이 바로 위안화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동의 안 할 테니 위안화를 쓰자고 하지는 못하고 중국에서는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 공동의 화폐를 만들어서 그것을 쓰자고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시아의 영향력을 상당히 확대 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시아 공동의 화폐를 쓰자는 것은 중국 위안화를 쓰자는 것하고 똑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시아에 일본을 제외하고 나면 경제규모가 중국하고 비교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만 생각한다면 20년 이내에 미국의 기초통화 시장이 끝납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만 생각하면 위안화가 기초통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중국 위안화가 기초통화가 되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할까요? 미국이란 나라는 지금 패권국입니다. 미국은 잘못을 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히 합리성을 가지고 정책을 합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나라는 합리성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중국이 패권국이 된다면 우리나라같이 옆에 붙어 있는 나라는 옛날 식민지 시대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전 세계 지도자 국가들, 식자층은 다 알고 있습니다. 결국 위안화가 기초통화가 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구조조정을 해서 해결하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방법은 전 세계가 새로운 공통의 화폐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유럽권에서 유로화를 쓰는 것처럼 국제 결제에 사용되는 다른 화폐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그런 시대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 미국이 계속 패권을 유지하고 싶다면 빨리 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세계가 급변하는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앞으로 빠르면 10, 늦으면 20년 안에 모든 것이 바뀌리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것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제 책에 몇 가지 언급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 자유주의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영어로는 사실 그렇게 많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많이 쓰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세대 자본주의는 아담 스미스의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국가는 경찰 정도의 역할만 하고 나머지는 기업에 맡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대공황이 오면서 그 것이 변경됩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해야 된다고 했던 것이 2세대 자본주의 입니다. 수정 자본주의라고 합니다. 30년 후에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또 바뀝니다. 그때까지 정부가 상당히 비대해졌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비대해지니까 온갖 비효율들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오늘 신문 보니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가 2천만이 조금 안 되는데 공무원이 백만 명이라고 했습니다.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는 경제활동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정부조직이 비대화되면 될수록 비효율적이 많아져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터진 것이 대공황입니다. 대공황을 기점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한번 또 뒤집힙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큰 일을 하는 게 옳은 것이 아니라 결국 정부의 역할을 축소화하고 국영화되었던 기업들을 민영화시키는 추세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것이 3세대 자본주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것을신 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그 것이 뒤집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Occupy wall street’라는 데모가 일어나게 된 것도 이런 자본주의를 하다 보니 빈부격차가 너무 커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자기의 이익만 보려고 사회 전체에 피해가는 것을 상관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큰 피해를 미치는 일들이 생겨나니 결국 이런 데모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그 데모는 미국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 역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데모가 성공하려면 상당히 큰 전국조직이나 집단이 개입해서 유도를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고 자생적으로 몇 사람이 하는 데모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성공한 데모가소고기 파동입니다. 몇 사람이 와서 데모를 했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정치 집단들이 개입하여 그 것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정치 집단들이 개입할 수가 없습니다.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 이 사람들은 계급투쟁하는 사람들입니다. 잘 사는 사람보고 배 아프다고 돈 내놓으라고 하는 격입니다. 그래서 공화당 입장에서는 지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지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투자은행에 돈을 준 것이 민주당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공화당, 민주당 양 쪽에서 다 싫어합니다. 그러니까 정치 집단의 지원은 전혀 못 받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모여서 데모를 하다가 끝날 것입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인 반면 유럽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럽은 지금 대부분의 국가가 실업률이 10~20%를 넘습니다. 미국이 어려운 상황인데 실업률이 8% 정도 되는 것에 반해 유럽의 일부 국가는 청년 실업률이 30~40%씩 됩니다. 여기가 엄청난 사회 불안 요소가 내재하고 있습니다. 무슨 계기가 있으면 청년들이 다 나와서 완전히 폭동을 일으킵니다. 30%의 청년 실업률에 일할 게 없습니다. 대학교 졸업해도 다 실업자입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부터 시작해서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한국식 자본주의, 가부장적 자본주의, 어떤 면에서는 공동체적 자본주의를 지향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자본주의의 대 변혁기에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서 이게 옳다고 바꿔보면 처음에는 그게 맞을지라도 점차 그 제도의 문제점이 하나씩 나타나니까 또 바꾸는 겁니다. 그래도 자본주의가 이제까지 살아남은 것은 문제가 생기면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는 그걸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망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변혁기에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유럽으로부터 시작 된 큰 폭동과 같은 것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어떤 혁명 같은 것이게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해 봅니다.

 

남선정 연구원 (sjnam@ips.or.kr)